모두가 방관자이자 가해자다.
엄마 "현숙"은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지만, 두 딸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하지만 내성적이지만, 한없이 착하고 늘 웃던 동생이 언니와 엄마에게 그 어떠한 말도 없이 죽음을 선택합니다. 엄마와 만지는 동생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만지와 다시 한번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생의 유품을 가지러 학교에 찾아간 만지는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천지의 죽음이 천지의 친구인 화연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사실 천지는 학교 친구들에게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천지에게 유일하게 잘해준 친구가 화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사실은 천지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화연이는 친구들에게 돈을 쓰면서 간접적으로 천지에 대해 안좋게 말하며 친구들과 함께 천지를 따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천지는 우울한 학교 생활의 힘듦을 부모와 언니에게 말을 하지 못합니다. 천지의 죽음으로 인해 화연이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합니다. 화연은 학교도 가지 않은 채 돈으로 친구들을 구슬려 보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따돌림을 피하기 위해 미라에게 접근하지만, 미라는 천지처럼 당하고만 있지 않은 친구입니다. 화연은 반 친구들에게 나만 가해자냐고 따지듯이 말합니다. 그렇게 화연은 학교를 떠나고 싶어 부모님의 장사를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만지는 천지와 그나마 가깝게 지낸 미라를 통해서 천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라도 천지와 가깝게 지냈지만, 아버지가 천지 엄마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단번에 차갑게 변합니다. 천지가 남긴 털실에 유서가 발견됩니다. 총 5개의 메모입니다. 그 메모에는 엄마와 언니에게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꾸준히 표현을 하였지만, 일이 바쁜 핑계와 냉담한 반응이 천지에게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화연이에게도 털실을 남기며 너를 용서한다는 말을 남겨놓았습니다. 미안함에 목놓아 우는 엄마와 언니는 마지막에 천지가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기 전으로 돌아가 천지를 구해주는 꿈을 꾸면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됩니다.
오늘도 괜찮았어? 라는 말 한마디
이 영화는 주변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반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말투에서 이미 그것을 느낄 수가 있다.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지만 나를 괴롭히는 친구, 그런 친구를 동조하며 다 같이 참여하는 반 아이들 모두가 방관자이면서 가해자라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친구도 잘못되었지만, 방관자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당하기 싫으니,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저 상황이 나라고 상상조차 하기 싫으니 타인의 괴롭힘에 그저 묵묵부답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천지는 충분히 엄마와 언니에게 힘듦을 표현했다. 다만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않고,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이 넘어 간 것이 오히려 아이를 더 외롭게 만든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아무일도 아닐 수 있지만, 힘 없고 그것을 감당하기 힘든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다. 더군다나 청소년시기에는 친구만큼 좋은 것이 어디있을까 그만큼 친구관계가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 시기에 따돌림을 당한다면, 그 누구라도 제대로 버텨내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소심한 아이였던 천지에게서 위로 한마디만 건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꺼내기 어려운 그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보았다면,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나오는 인물들은 우리 가까이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인간상이다. 책임으로부터 회피하고 싶은 사람들,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등 한사람에게 그 죄를 몰아주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또한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준 영화 우아한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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